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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대종회
2017/2/1(수)
능성 구씨 문화기행 ⑥  

 

 

구중서(具仲書, 문학평론가)

      

   능성 구씨 문화기행 ⑥

 

      애국 계몽기 최초 정치소설 『설중매』

          ―신소설 작가 구연학-

 

독립협회의 공화정치 사상

구한말의 문학 형식으로 ‘신소설’이 있었다. 구소설은 『춘향전』 『심청전』 등 광대 판소리의 대본이 대부분이었다. 현대 소설은 춘원 이광수의 소설로부터 시작된다. 구소설과 현대소설의 중간 단계에 신소설이 있었다. 신소설은 1900년대 일본의 신문들이 연재하던 연파(軟派) 소설의 영향으로 구한국 사회에 등장했다. 따라서 신소설 중에는 일본 소설을 번안한 것들이 있었다, 구연학(具然學)이 지은 신소설 『설중매(雪中梅)』가 1908년 회동서관에서 간행되었다. 이 소설은 일본 메이지(明治) 시대의 정치개혁 운동가였던 스에히로 뎃쪼(末廣鐵腸)가 지은 같은 제목의 정치소설을 번안한 것이다.

그러나 구연학의 『설중매』는 소설 주인공과 배경 지명 뿐 아니라 작품의 주제가 개화기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특히 『설중매』는 구한말 독립협회의 공화주의 정치운동 내용을 담고 있다. 갑신정변에 실패하고 망명한 서재필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체재하며 경험한 근대 민주정치의 원리를 가지고 귀국했다. 그는 한글 전용의 『독립신문』을 창간했다. 이 신문 발간에 이어서 발전한 것이 독립협회로서 만민공동회를 개최하며 대중 속에서 민주의식의 계몽 활동을 전개했다. 바로 이 독립협회 활동을 소재로 한 것이 구연학의 신소설 『설중매』이다. 작가 구연학은 1874년(고종 11년) 충남 해미군 염솔면 봉촌에서 출생했다. 지금 이 고장은 서산시 해미읍으로 되어 있는데 염솔 일대는 공군 비행장이 되어 마을들이 없어졌다. 염솔에서 가까운 능성 구씨 집성촌은 억대리(億垈里)이다. 이곳 구씨 문중은 도원수파로 되어 있다. 구연학의 생애에 대해서는 1910년(순종 4년)에 간행된 『대한제국 관원이력서』에 나타나 있다. 1908년 그의 주소는 서울 북구 벽동(碧洞) 43통 3호로 되어 있다. 지금의 안국동 부근이다. 1904년에 구연학은 중교의숙(中橋義塾)에 입학한다. 이 학교는 당시 탁지부 대신 민영기가 설립한 외국어 교육기관이었다. 구연학은 이 학교에서 일어를 공부했다.

 

통속소설 경향을 넘어

구연학의 신소설 『설중매』에는 다산 정약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소설 속 한 여관에 묵고 있던 청년이 맡기고 간 물건으로 다산의 저서 네 권이 나온다. 다산은 관직 생활 초엽에 당쟁의 여파로 해미에 귀양을 간 일이 있다. 이 때문에 해미가 고향인 구연학은 조선조 실학(實學)의 집대성자인 다산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민족의 주체성과 백성을 위하는 사상을 지녔던 큰 학자 다산을 신소설에서 거론한 자체가 실학과 독립협회 정신을 연결시키고 있다. 다산 자신도 해미에 귀양 갔을 때 그 고장에 세워져 있는 남구만(南九萬)의 사당을 찾아 본 일을 글로 써 남겼다. 숙종대의 영의정 남구만은 청렴하고 지조가 높았던 인물로 평소에 사모했다고 했다. 남구만은 국사에 임해 선정을 베풀었지만 한편으로는 시조 짓기를 가르치는 큰 문인으로서 길러낸 제자들이 많았다. 능성 구문 도원수파의 구지정(具志禎)도 남구만에게서 시조를 배웠고 그의 추천으로 공주목사에 부임했다. 이같은 남구만의 문학과 정다산의 실학에 인연이 있는 고장 해미에서 태어난 영향으로 구연학이 구한말 애국계몽기에 신소설 작가가 되었을 법하다.

구연학의 『설중매』 일본 원전의 작가 스에히로의 성격도 헤아려 볼만하다. 그는 원래 일본 유교 가문 출신이다. 메이지 시대의 유교는 조선의 퇴계 이황을 가장 존경했다. 도쿄대학 교수로서 이퇴계연구회 회장인 아베 요시오는 말하기를 “퇴계는 일본을 교화한 제2의 왕인(王仁)으로서 동아시아 도덕철학의 태산북두(泰山北斗)”라고 했다. 이 퇴계 철학의 도덕성으로 일본은 메이지 시대 「교육칙어」를 작성했으며, 서구에서 밀려오는 물질문명을 견제하는 정신적 힘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스에히로 소설의 결론적 주제는 입헌군주제와 부국강병(富國强兵)이었다. 이에 비해 구연학의 신소설 『설중매』의 주제는 자주독립과 민주공화제의 이상이었다. 국내적으로는 구한말의 신소설이 조중환의 『장한몽』에서 보듯이 ‘돈과 사랑’이라는 통속적 주제로 시대 현실의 요청으로부터 도피해 나아가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비해 구연학의 『설중매』는 정대한 정신사적 소명을 지니는 점에서 독보적으로 소중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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